하나님의 가족 공동체
마태복음26:26-29
10/07/2007 세계성찬주일
지난 주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남북정상회담이 평양에서 열렸습니다.
그 성과에 대한 가치판단을 일단 뒤로 미루고라도
남북한의 정상들이 함께 만났다는 사실 자체가 큰 의미가 있는 사건입니다.
앞으로 북한의 핵 폐기와 함께, 남북 간의 평화정착과 상시적인 이산가족상봉, 그리고 경제협력 등 선언문에 기록된 내용들이 잘 이행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북한선교에 남다른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우리 목양교회는
이 모든 것이 그 동안 드려왔던 기도에 대한 응답임을 믿고 감사하고
또 앞으로 더 좋은 열매들이 많이 맺혀지기를 위해 더욱 기도하길 바랍니다.
오늘은 세계성찬주일로 성찬의 의미를 살피면서 함께 은혜를 나누고자 합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달려 죽기 전날 밤에
제자들과 함께 둘러 앉아 식사를 하셨습니다.
먼저 떡을 가지사 축복하시고, 떼어 제자들에게 주시면서 말씀하십니다.
“받아서 먹으라. 이것은 내 몸이니라.”
식후에 또한 잔을 가지시고 감사의 기도를 드리신 다음 제자들에게 나눠주시면서
“너희가 다 이것을 마시라.
이것은 죄 사함을 얻게 하려고 많은 사람을 위하여 흘리는 바 나의 피
곧 언약의 피니라.”
그리고는 이런 말씀을 덧붙이십니다.
“그러나 너희에게 이르노니 내가 포도나무에서 난 것을
이제부터 내 아버지의 나라에서 새것으로 너희와 함께 마시는 날까지
마시지 아니하리라”
이게 무슨 뜻입니까?
바로 이 식사가 이 지상에서 먹는 마지막 식사라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이것이 마지막이라는 것을 알고 음식을 나누고 계신 것입니다.
그러니, 이것이 주님께 얼마나 의미심장한 식사였겠습니까?
성찬의 의미는 무엇입니까?
여러 가지 깊은 뜻이 담겨져 있습니다.
①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함께 나누었던 마지막 식사입니다.
② 주님의 십자가와 부활의 의미를 가르쳐 주는 뜻 깊은 식사입니다.
십자가는 바로 우리를 위하여 예수님이 그 몸을 찢어주신 것이고,
우리의 죄를 사하시려고 그 피를 흘려주신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이를 통해 우리가 새로운 존재로 다시 살게 된다는 것입니다.
③ 아버지의 나라에서 새것으로 마시는 날 즉 천국의 만찬을 미리 맛보는 것입니다
④ 주님께서 가장 소중한 살과 피를 우리에게 나누어 주신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도 우리의 가장 소중한 것을 나누는 삶을 결단하는 것입니다.
⑤ 우리가 주님과 하나 되는 것입니다. 내 몸이 주님의 몸으로 변화되는 것입니다.
⑥ 함께 나누는 모든 성도들이 하나가 되는 것입니다.
한 피를 받아 한 몸을 이룬 형제요 자매이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세계성찬주일이므로 이 많은 성찬의 의미 가운데서,
특별히 세계의 모든 성도들이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가 되는 것에 초점을 맞추어
말씀을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세계의 모든 그리스도인들은
주님께서 흘려주신 같은 피와 찢어주신 같은 몸을 함께 나눈 사람들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모두 그리스도 안에서
한 피 받아 한 몸을 이룬, 한 형제요, 자매인 것입니다.
이런 애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어떤 사람이 아주 기형적으로 태어났답니다.
즉 몸은 하나인데, 머리가 둘인 사람인 것입니다.
그런데 이 사람이 한 사람인가? 두 사람인가? 논쟁이 붙었습니다.
몸이 하나니까 한 사람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일리가 있는 말입니다.
그러나 머리가 둘이니 두 사람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이 말 역시 일리가 있는 말입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 사람이 한 사람인지 두 사람인지 결론이 쉽게 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그 중에 어떤 사람이 이렇게 제안을 했다고 합니다.
한 사람의 얼굴을 꼬집어 봐서,
옆 사람이 아파하면 한 사람이고, 아무런 반응이 없으면 두 사람이라는 겁니다.
아주 적절한 판단 기준이라고 생각이 되었습니다.
한 몸이라면, 함께 아파하고, 함께 즐거워하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가족은 마치 한 몸과 같습니다.
우선 우리에게는 혈연으로 맺어진 가족이 있습니다.
이 가족은 세상 모든 공동체의 기초이며, 최소 단위의 공동체입니다.
가족은 서로 모든 것을 공유합니다.
가족이 아닌 다른 사람에게는 돈 천원도 함부로 나누지 않으면서도,
가족들끼리는 재산도 함께 공유하여 서로 필요를 따라 나눠 씁니다.
그리고 그것을 너무나 자연스러운 것으로 받아들입니다.
그것만이 아닙니다. 모든 희로애락을 함께 나눕니다.
가족 중에 누가 아프면 온 가족이 함께 아파하고,
좋은 일이 있으면 모두가 함께 기뻐합니다.
그래서 가족은 한 몸처럼 기능합니다.
그런데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예수 그리스도의 몸과 피를 함께 나눈
영적인 가족입니다.
바울 사도는 교회를 가리켜서
예수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는 그의 몸 된 공동체라고 설명을 했습니다.
우리 모든 성도들은 그 몸에 붙어 있는 지체들인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들은 목양교회에 속해 있는 모든 성도들을
“목양가족 공동체”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한 번 자신에게 질문을 해 봐야 합니다.
“나는 정말 목양가족인가?”
우리 교우들 가운데 슬픈 일을 만난 사람을 보면,
나도 마음이 아프다면 그 사람은 분명 목양의 한 가족입니다.
그러나 아무런 느낌이 없다면
아직은 가족 공동체로서의 정체성을 가지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교우들 가운데 기쁜 일이 있을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사업이 잘 된다든지, 자녀가 좋은 대학에 합격을 했다든지 하면
함께 기뻐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 때, 우리는 한 가족인 것입니다.
그런데 함께 기뻐하지 못하고,
배가 아프고 시기심이 난다면, 가족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여러분은 어떠십니까?
가족은 서로 내 몸처럼 그 사람을 배려할 수 있어야 합니다.
서로 아픔과 상처를 주는 관계라면, 좋은 가족관계라고 할 수 없을 것입니다.
특히 교회에서는 새 가족에 대한 배려가 깊어야 합니다.
그 사람의 마음에 아픔과 상처를 주는 말이나 행동을 조심해야 합니다.
경제적으로 힘들고 어려운 사람이 있다면, 물질에 대한 얘기는 조심해야 합니다.
자녀들이 공부를 잘하지 못해 안타까워하는 교우가 있다면,
공부를 잘하거나, 시험에 합격을 했다거나, 유학을 간 얘기들은 절제해야 합니다.
이런 실천을 통해, 여러분 모두가 목양가족임을 확인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런데 오늘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은
우리가 목양가족에서 그쳐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용인서지방에 속해 있는 다른 교회의 교인들이 한 몸처럼 여겨져야 하고,
작은 교회의 목회자들도 존경하는 마음으로 대할 수 있어야 합니다.
감리교인들만 아니라 다른 교단의 성도들도 한 몸으로 느낄 수 있어야 합니다.
가까이 있는 남서울 비전교회, 동원교회, 만남의 교회 등 주변의 교인들도
모두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는 한 형제요 자매임을 알아야 합니다.
나아가 한국교회의 성도들만 아니라 세계교회의 성도들 모두가
한 형제요 자매인 하나님의 가족 공동체임을 알아야 하는 것입니다.
그들 모두를 합하여 우리는 보편적 교회(Catholic Church) 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지난 추석에 처가에 갔다가 처남들과 대화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큰 처남도 그렇고, 작은 처남도 그렇고, 마음은 똑 같더라고요.
매스컴에서 교회나 목회자들을 비난하는 내용을 보게 되면, 마음이 안 좋데요.
지난 번 [분당샘물교회] 교인들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억류되어 있을 때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기독교를 비난하고 공격했습니까?
그 사람들의 비난을 들으면서, 수긍할만한 얘기들도 있지만, 마음이 아프더랍니다.
왜 그래요? 매형, 매제가 목사니까, 마치 가족이 비난을 받는 것 같아서 싫은 거죠.
저는 느꼈습니다. “처남들이 우리 가족을 사랑하고 있구나.”
여러분은 어떠셨나요?
이제 우리는 마음을 더 넓게 가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우리를 바라보시는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을 품을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사랑하는 목양의 가족 여러분!
오늘 세계성찬주일을 맞이하여 우리 목양의 가족들은 개교회의 틀을 벗어나
보다 넓게, 세계의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함께 한 하나님의 가족 공동체임을 깨닫고,
보다 거시적인 안목에서 볼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이 세계 속에서 일하고 계시는 하나님을 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우리 하나님은 크신 하나님이십니다.
하나님은 세계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가족처럼 협력하기를 바라십니다.
세계 곳곳에서, 신앙생활 하면서 고난당하는 형제와 자매들의 아픔이
마치 나의 아픔처럼 공감할 수 있어야 하고, 그들을 위해 기도할 수 있어야 합니다. 또한 북한에서 지하교회를 섬기며
남몰래 주님을 부르며 눈물 짖고 있는 우리의 형제자매들을
우리의 영적인 한 가족으로 볼 수 있는 눈이 열려지게 되기를 바랍니다.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세계의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우리의 영적인 가족입니다.